솔직히 말하면, 저는 오랫동안 기록을 부지런한 사람들의 취미 정도로 생각했습니다. 여행을 다녀오면 사진을 찍었고, 좋은 영화를 보면 재미있었다고 말했으며, 인상적인 책을 읽으면 책장에 잘 꽂아두었습니다.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.그런데 어느 날 사진첩을 넘기다가 조금 당황했습니다.분명 제가 찍은 사진이고, 제 옆에는 아내와 두 딸이 웃고 있는데 그날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전혀 생각나지 않았습니다. 어디에서 무엇을 먹었는지는커녕, 왜 그렇게 크게 웃고 있었는지도 기억나지 않았습니다.휴대전화에는 그날의 풍경이 남아 있었지만, 정작 그 풍경 속에 있던 제 마음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.그때부터 기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. 기억은 보관하는 것보다 사라지는 데 더 능숙하고, 사진은 장면을 붙잡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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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6. 8. 23. 11:39

